패닉 - 달팽이




집에 오는 길은 때론 너무 길어 
나는 더욱 더 지치곤 해 
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 
깨면 아무도 없어 

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 때 
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 
내게로 다가와 
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 

언젠가 
먼 훗날에 
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 
바다로 갈 거라고 

아무도 
못 봤지만 
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 
파도소리 따라서 

나는 영원히 갈래 



모두 어딘가로 차를 달리는 길 
나는 모퉁이 가게에서
담배 한 개비와 녹는 아이스크림 
들고 길로 나섰어 

해는 높이 떠서 나를 찌르는데 
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
어느새 다가와 내게 인사하고 
노랠 흥얼거렸어 

언젠가 
먼 훗날에
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
바다로 갈 거라고

아무도 
못 봤지만 
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
파도소리 따라서 

나는 영원히 갈래



내 모든 걸 바쳤지만
이젠 모두
푸른 연기처럼 산산이 흩어지고
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들 다해
마지막 꿈 속에서 
모두 잊게 모두 잊게
해줄 바다를 건널거야


언젠가 
먼 훗날에
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
바다로 갈 거라고

아무도 
못 봤지만
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
파도소리 따라서

그래서 처음에 좀 갈걸ㅋㅋㅋㅋ 아...
나는 영원히 갈래..